전국 최초로 결성된 ‘노숙인 밴드’가 첫 공연을 선보였다.
영등포구가 9월 창단한 ‘드림 플러스 밴드’는 22일 영등포장애인복지관에서 ‘드림 콘서트(Dream concert)’를 열었다. 전체 멤버 13명중 공연에 참가한 노숙인 3명은, 이날 공연에서 3개월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 knocking on heaven´s door ▲ 비와 당신 ▲ 나 어떡해 등을 선보였다.
악기를 처음 다뤄보는 노숙인들이 대부분이라, 음악활동 경험이 있었던 노숙인 3명이 주축이 되어 선발대 격으로 참가하게 된 것. 그간 노숙인들을 가르쳐 온 외부 강사들도 공연에 함께 했다. 노숙인 멤버들이 드럼과 세컨 기타·베이스 기타를 맡고, 보컬과 건반·퍼스트 기타는 외부 강사 등이 맡았다.
영등포구청 음악 동호회인 ‘영밴’과, 시설 사회복지사들의 음악 동호회 ‘웰벤’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드림 플러스 밴드’는 지난 5월 한 노숙인이 조길형 구청장과의 면담에서‘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것을 계기로 결성됐다. 구는 노숙인들의 여가 활용을 돕고, 잃어버린 자신감도 되찾아 준다는 취지에서 밴드 결성을 추진했다.
밴드가 창설된 데에는 ‘한국 마사회’와 노숙인 쉼터‘보현의 집’의 도움이 컸다. 마사회 측은 악기 구입 등 초기 운영에 필요한 1천 8백만 원을 전액 기부했고, 보현의집은 노숙인 밴드 멤버 모집과 연습 장소를 제공했다.
멤버들의 연령대는 주로 50대 초·중반으로, 낮에는 대부분 일용직 일을 하기 때문에 연습은 주로 저녁 시간대를 이용했다. ‘드림플러스 밴드’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거리 공연과 취약 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공연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노숙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나서 지역 주민들에게 공연을 선사하는 뜻 깊은 첫 무대”라며 “밴드 구성원 모두가 꿈을 되찾고, 지자체와 기업·노숙인 시설이 함께 힘을 모아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성공 사례로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박지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