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자원 감소에 따라 산업기능요원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 일리는 있지만, 현장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숫자가 줄수록 한 사람의 숙련과 현장경험이 더 큰 가치를 높인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생산 라인과 설비, 품질관리 업무를 익히는 기술 인력은 현장의 심장과도 같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단순한 병역대체가 아니라, 청년 일자리와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기술자본을 축적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병역자원 중 일부를 중소기업 위주의 제조·생산 현장에 배치해 산업현장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청년들에게 실무 경험을 통한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병무청은 산업기능요원의 약 90%를 특성화고 등 기술계 고등학교 졸업자로 배치해, 학업과 연계된 분야에서 기술을 실무에 적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상당수 산업기능요원은 복무를 마친 후에도 해당 기업에서 계속 근무하며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는다. 이러한 점에서 이 제도는 “기술명장으로 가는 경력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기능요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병무청은 온라인 매칭·비대면 박람회 등 구체적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지원 병역일터’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인력난을 겪는 기업과 복무를 희망하는 청년을 연결하고, 비대면 채용박람회 등 새로운 방식의 매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설명회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의 협업 컨설팅도 병행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은 자신의 전공과 적성에 맞는 일터를, 기업은 필요한 기술 인재를 안정적으로 만날 수 있다.
이처럼 병무청의 지원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산업현장과 청년을 잇는 실질적 가교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병무청은 2026년부터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 재편을 추진 중이다. 전략산업 기업에 병역지정업체 선정과 인원 배정을 우대하는 방안은 단순한 혜택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인력을 재배치하려는 시도다. 청년에게는 새로운 산업 전환기에 필요한 기술을 현장에서 익힐 기회를, 기업에는 숙련된 인재를 확보할 통로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청년 실업은 단순한 경제 지표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활력과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병역의무를 수행하면서 기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루는 국가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다. 앞으로도 청년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병역이행의 사회적 가치 실현’의 대표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