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넘게 북한에 억류 중인 린우드 한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씨의 가족은 현재 농구팀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망언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시애틀 커뮤니티 칼리지 교수인 배씨의 여동생 테리 정 씨는 7일 주류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드먼은 오빠의 목숨을 놓고 장난을 치고 있다. 외교는 없고 장난만 있다"며 "이건 장난이 아니다. 한 사람의 목숨에 관한 것"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미-북 농구팀 간 친선경기를 기획한 로드먼은 6일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배씨가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로드먼은 CNN기자에게 "배씨가 북한에 무슨 일을 했는지를 아는가? 왜 그가 여기에 붙잡혀 있는 건가. 왜?"라고 반문하는 등 북한의 처사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여 린우드의 배씨 가족을 분노케했다.
테리 정씨는 7일 조이시애틀에도 보내온 가족의 성명서를 통해 "로드먼이 농구외교를 펼친다며 김정은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지만 이번 여행에는 외교적인 측면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성명서에서 정씨는 "우리 가족은 로드먼의 최근 발언에 분노한다. 그는 오빠의 목숨을 놓고 장난을 하고 있다. 외교도 없고 오빠를 대가로 장난을 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정씨는 "로드먼은 김정은에게 오빠에 대해 선처를 구할 수 있는 상황에 있지만 오히려 오빠를 비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개탄하고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오빠의 석방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한 북한당국에 대해서도 "오빠에게 자비를 베풀어 사면해 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오빠는 근래들어 미국인으로 가장 오랫동안 북한에 억류돼 있다. 이제 이를 끝낼때가 됐다. 오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했다.
시애틀타임스 등 주류언론도 이를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KOMO 라디오는 8일 매시간 뉴스마다 로드만의 망언과 함께 이에 분개하는 배씨 가족의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고 있다. /(c)조이시애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