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변윤수 기자] 최근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법정 정년 연장이 현실화할 경우 청년층의 신규 채용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이 미취업 청년과 중장년 재직자 사이에서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의 과반은 청년층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으나, 중장년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채용이 감소하리라는 전망보다 더 많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구직 활동 중인 미취업 청년(20∼34세) 500명과 중장년 재직자(최소 15년 이상 정규직 경력) 500명에게 각각 '법정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연장되면 청년층 신규 채용에 미칠 영향'을 물은 결과, 미취업 청년은 61.2%가 '채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23일 밝혔다.
청년층의 응답 중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은 32.4%였고, 채용이 증가하리라는 응답은 6.4%로 집계됐다.
반대로 중장년 재직자는 50.6%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43%,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6.4%였다.
법정 정년이 연장되면 조직 내 고령자 비율이 높아져 업무·작업 효율이 감소할 우려가 있는지에는 미취업 청년 5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중장년 재직자 62.6%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직 내에 고령자 비율이 높아질수록 세대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는지에는 미취업 청년의 80.8%가, 중장년 재직자의 63.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현행 정년을 넘긴 고령자의 계속 고용을 위해 바람직한 방식을 묻자 미취업 청년은 '기업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라는 응답이 36.8%로 가장 많이 나왔지만, 중장년 재직자는 '정년 연장'이라는 답이 46.8%로 최다였다.
직무 능력이나 생산성과 관계 없이 오래 근무할수록 높은 임금을 받는 연공급 임금체계(호봉제)는 미취업 청년의 82.2%가, 중장년 재직자의 71.8%가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법정 정년 연장 같은 일률적인 방식은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을 줄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미취업 청년들은 법정 정년 연장 시 청년 일자리 감소 등에 대한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고령자의 노후 안정을 위해 청년의 기회를 희생시키는 제도가 되지 않도록 '퇴직 후 재고용' 같이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