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보건소가 지난 2월 28일 관내 862개 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에 따라 관내 실외 금연구역이 총 895개소로 대폭 확대된 영등포구는 서울 자치구 중 강남구와 서초구에 이어 금연구역이 세 번째로 많은 곳이 됐다.
보건소 측은 “이렇게 금연구역을 대폭 확대한 것은 흡연이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과 지역사회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 건강하고 쾌적한 도시로 거듭나고자 작년부터 금연구역 확대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구는 지난해 10월 주민참여예산사업 선정 당시 금연 관련 사업을 적극 반영, 예산 6천만 원을 확보했다. 이와함께 구 민원시스템과 다산콜센터의 민원 현황을 확인, 흡연 관련 민원이 다수 발생하는 지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왔다. 나아가 지난 12월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역과 영등포역, 영등포구청역 앞 보행자 약 5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구역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이번에 새로 지정된 금연구역은 ▲가로변 버스정류소 및 마을버스 정류소 등 483개소(정류소승차대 좌우 끝으로부터 반경 10미터이내의 보도) ▲43개 초·중·고등학교 앞(학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로 50m 이내) ▲관내 유치원 42개소 및 어린이집 261개소 주변(건물경계선으로부터 10m이내 보·차도) ▲소공원 29개소 ▲기타 금연거리 4곳(여의나루로, 국회대로, 영등포역 광장, 대림역 주변) 등이다.
특히 금연거리에 대표적인 흡연 민원 지역인 여의도역 주변이 포함됐다. 이곳에는 대형 사옥이 밀집해있는데 재작년 12월부터 연면적 1,000㎡ 이상인 건물의 실내 금연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길거리로 나와 흡연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보행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
여의도의 A사와 B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바로 직원들의 흡연 때문이다. 재작년 12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직원들이 회사 건물에서 일부 떨어진 곳으로 나가 실외로 나가서 흡연을 하기 시작했는데, 수십명이 무리 지어 담배를 피는 경우가 많다보니 주변의 아파트 주민과 보행자들이 이들 회사와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A사와 B사는 이들이 서로 자기네 직원이 아닌 상대 회사의 직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다보니 서로 껄끄러운 관계가 된 것이다. 다행히 이 껄끄러운 관계는 최근 영등포구가 해당 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자연스레 풀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