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배미영 객원기자]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고 6일간 홀로 버틴 후 구조된 70대 할머니가 솔잎과 개미 등을 먹고 연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포트 앤젤레스 주민인 새진 기어(71) 할머니는 지난 17일 인근 올림픽 국립공원을 찾아갔다.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남편의 유해를 그의 유언대로 국립공원에 뿌리기 위해서였다.
기어 씨는 애완견 '요다'와 함께 국립공원에 들어선 후 이내 길을 잃었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대처 방법을 모르는 그녀는 무작정 길을 찾아 헤맸다.
차를 세워둔 곳으로 찾아 가려던 그녀는 오히려 주차장에서 점점 더 멀어졌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녀는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평소 서바이벌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고 등산경험도 풍부한 그녀는 나무 잔가지와 이끼를 모아 움막을 만들었다.
고령인 걸 감안해 다치면 큰 일 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부상을 피하고 기력을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고 솔잎과 곤충 등으로 연명했다.
그녀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미가 물면 잡아먹었는데 맛이 나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준 애완견 '요다'도 곤충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렸다.
기어 여인은 “공원에 2분 정도 걸어 들어가 유해를 뿌릴 생각으로 표지판에 신경 쓰지 않았다가 길을 잃었고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똑같아 보였다”고 말했다.
얇은 바지와 하와이완 셔츠만 입었던 그녀는 움막에서 반려견 요다를 품에 안고 6일간 체온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두절된 것을 이상히 여긴 지인들의 실종신고에 따라 지난 23일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녀는 당시 탈수와 탈진 증상을 보였지만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
그녀는 "나를 구조하기 위해 수색대원 19명과 헬리콥터까지 동원됐다는 사실에 놀랐다. 살아 나와서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애틀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