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이천용 기자] 민선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올해로 24년째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한 축인 지방의원들이 각종 일탈행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지방의회 폐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경북 예천군의회의 해외 연수 중 B부의장이 가이드를 폭행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큰 비난을 받은 사건이 아직 잊혀 지지 않은 시점에서 최근 여러 지역의 지방의원들이 비행과 불법행위가 드러나 그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회의 K의원은 최근 지역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됐고, 같은 의회 소속 C의원은 대낮에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중앙분리대 화단 가로수를 들이받는 불미스러운 사고를 내기도 했다.
충북의 L의원은 자신 소유의 가설 건축물과 축사를 불법 증·개축한 사실이 드러나 진천군청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고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부산 사상구의회 K의원은 지역에서 구청 간부와 술을 마시고 면허취소 수준인 0.126%의 만취상태로 운전 중 경찰에 적발되자 도주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해당의원은 사건 발생 뒤 소속 정당에서 탈당했다.
영등포구의회 K의원은 자신이 운영해오던 업체를 친인척한테 넘기고 영등포구청에서 발주하는 다수의 수의계약 일감을 해당 업체에 몰아 준 사실이 밝혀져 구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또 몇몇 의원은 구청의 입찰과 수의계약에 관여해 해당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겨왔다는 의혹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현직은 아니지만 김포시의회 의장을 지낸 Y모 전 의장이 자신의 아내를 골프채와 주먹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살인죄가 적용돼 구속된 사건이 발생해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방행정에 반영하고 지방자치단체를 감시·견제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이처럼 각종 의혹과 비리에 연루되고 있는 함량 미달 의원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건에 연루된 지방의원들을 즉각 퇴출시키거나 아예 지방의회를 폐지해야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A모씨는 “전혀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공천을 받아 하루아침에 배지를 달고 특권의식에 젖어 주민들과 공무원들을 무시하는 꼴을 더 이상은 못 보겠다”고 말했다.
B모씨는 “기초의원들이 주민의 심부름꾼이라고? 국회의원들 꼬붕이지. 당장 구의원 제도를 없애든지 무보수로 해야 한다”고 했다.
C모씨는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기초의원들은 국회의원의 돈줄이자 선거 운동원이라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절대 기초의원 폐지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등 지방의원들에 대해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