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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경수 칼럼] 누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가

이 경 수 논설위원

  • 등록 2015.10.14 17:53:22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이 한창이다혹자는 왜 이 시점에 뜬금없이 역사교과서 논쟁을 벌이느니, 어느 편 주장이 타당성이 있느니 없느니부터 온통 나라가 시끌벅쩍하다. 이 때문에 노동개혁이나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서민경제 정책 등 정작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들은 뒤에 묻혀있다는 문제제기도 나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문제이다.


필자의 경험담 하나부터 소개하고 가자
. 필자가 대학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본적이 있다. 6.25전쟁이 발발한 연도를 물으면 절반 정도의 학생이 1950년에 일어났다는 것을 잘 모른다. 더구나 6.25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 개념을 모르는 학생도 부지기수이며(남침은 남한이 침략한 것이고 북침은 북한이 침략한 것이라고 대답), 심지어는 6.25전쟁이 북침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도 있다. 왜 북침이냐고 물었더니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배우기를, 이승만 대통령이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다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나마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는 학생의 대답은 미국 시카고대학 정치학자인 부르스 커밍스
(Bruce Cumings)가 제기한 소위 수정주의 이론을 어설프게 대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에서 커밍스의 이론을 일일이 소개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이미 구 소련의 기밀문서가 해제되어 커밍스의 이론은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독재자 하나로 통일된다. 물론 이승만 대통령이 독재를 한 것은 사실이나, 그가 일제 강점기 시절 임시정부 초대 수반을 지낸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이 드물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방이후 남한에서는 친일파가 득세를 하였고
, 북한에서는 친일파를 모조리 숙청했다고 배웠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초대 북한 김일성 내각 명단을 보면 우리의 법무부 장관급인 사법부장 장헌근은 일제 중추원 참의를 지낸 전형적인 친일파였다. 거기에다가 강량욱 최고인민위원회 의장은 일제시절 도의원을 지냈으며, 김정제 민족보위부 부상은 일제시절 양주군수를 지낸 인물이며, 박팔양 노동신문 발행인은 친일 기관지인 만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가장 압권은 김일성의 동생이자 부수상을 지낸 김영주가 바로 일본군 헌병대 밀정 출신이라는 것이다.

통계를 놓고 보면 이승만 초대 내각에는 광복군이나 독립운동가 출신들로 구성되어 친일파가 단 한명도 없었지만 북한 김일성 내각에는 친일파가 수두룩하였다는 사실이다
. 그런데도 학교에서는 남한에서는 친일파가 득세하였고 북한에서는 친일파를 모두 숙청했다는 왜곡된 사실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배웠다는 것이다. 교과서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 그것은 역사를 사실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은 보지 않는 편향된 의식 때문일 것이다. 역사를 자기가 듣고 배우고 경험한 대로 해석하고 그것이 마치 진리인양 확신하는 오만한 생각 때문일 것이다.

E. H. Carr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였다. 즉 과거의 일을 교훈삼아 현재의 모습을 비춰보고 개선해 나간다는 뜻이다. 문제는 과거의 일을 왜곡해서는 결코 현재의 모습을 개선할 수 없다는데 있다.

누구나가 자기 생각만으로 역사를 해석한다면 그건 역사가 아니라 드라마나 소설이 될 뿐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야지 드라마나 소설을 가르칠 수는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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