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의회 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한 현안을 떠올리면 대림동 생활권 및 역세권 지구단위계획의 확정이 늦어지는 상황을 빼놓을 수 없다. 지구단위계획의 필요성은 물론이고 지역 사회의 공감대도 충분하지만, 결정과 실행이 계속 미뤄지면서 오히려 지역의 문제는 쌓여만 갔기 때문이다.
대림동생활권은 서울 서남권에서도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세권과 7호선 대림역을 중심으로 영등포, 여의도, G밸리와도 가까운 뛰어난 교통 접근성 때문에, 대림역 주변은 주중과 주말,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유동인구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대림동 지역의 공간 구조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림역과 맞닿은 주거 지역은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저층의 노후 주택들이 밀집해 있고, 도로 체계도 계획적으로 정비되지 않았다.
6~8미터 남짓의 좁은 도로, 불분명한 보행 동선, 소방차와 구급차 진입이 힘든 구조 등은 안전 측면에서 명백한 문제이며, 대림동지역의 취약한 공간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노후 주거지 밀집지역을 그대로 두면 여기서 발생하는 안전 문제, 생활 민원, 환경문제들로 인해 관리 비용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물리적 노후화가 지역 경제의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뛰어난 입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개발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상권은 활력을 잃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구청의 세입 기반 약화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정비하는 것이 가장 지속 가능한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상업 시설을 확충하고 업종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면, 대림동은 서울 서남권의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지역 상권을 살리고, 구청의 세수를 증대시켜 다시 주민들을 위한 복지와 기반 시설 투자로 되돌려주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림동생활권 정비사업은 오랫동안 검토와 변경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계획을 세우고, 다시 변경하면서 행정 절차가 반복되는 사이 지역 상황은 더 복잡해졌고 정비사업 추진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제는 부분적인 개선이나 개별 필지 정비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개별 필지 단위의 개발로는 상권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세권이라는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도록 생활권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한 때다. 생활권 차원의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용도 배치와 동선을 정비하고, 상업·업무 기능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에 비로소 지속 가능한 상권 형성이 가능해진다. 정비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 내 소비 확대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지자체의 재정 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림동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역세권 정비와는 분명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를 가진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은 그 자체가 이미 지역의 특색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계획은 이러한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공공 공간의 개방성, 안전한 보행 환경,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 배치는 갈등을 줄이고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요소이다. 계획 단계에서 이 점들을 충분히 반영할 때, 대림동은 서울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도시 정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계획이 길어질수록 주민 불안만 늘어나고 행정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노후 주거지가 밀집한 곳일수록 시간이 경과되면서 주민들이 감수해야 되는 불편함과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지구단위계획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안전과 질서를 위한 출발점은 될 수 있다. 시작하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대림동생활권 지구단위계획은 단순한 개발 사업 그 이상이다. 충분히 논의할 시간은 이미 지났다. 이제는 명확한 방향을 세우고,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책임 있게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체계적인 지구단위계획으로 안전을 확보하고, 역세권의 장점을 키우며, 지역만의 색깔을 살린 생활권으로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만이 행정이 주민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이며, 대림동이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