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신문=박민철 기자] 진주 아파트 방화범이 조현병을 앓았다는 진술이 나온 가운데 조현병 환자를 향한 왜곡된 시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보다 낮다는 집계를 근거로 조현병 환자 대부분이 온순한데 반해 폭력적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혔다는 지적이다.
17일 양대 포털사이트 등을 살펴보면 '조현병' 키워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날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범인이 조현병 환자였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 정서적 둔감 상태 등을 보이는 질환으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초기 치료되면 무리 없이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
조현병 환자 모두 진주 아파트 사건의 범인과 같은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미디어가 자극적으로 조현병을 조명하면서 이른바 '조현병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앞서 조현병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들을 두고 대한조현병학회는 "조현병 자체가 공격적, 높은 범죄율로 포장돼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가혹하게 확산하는 데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조현병학회는 2018년 7월경 "대부분의 환자는 온순하며 일부 환자에게서만 급성기에 공격성이 나타난다"며 "범죄와 연관되는 조현병 환자의 폭력은 소수인 데다 그 수도 일반인의 범죄율보다 높지 않다"는 성명을 내놨다.
대검찰청에서 집계해 발간하는 ‘범죄분석 자료’ 2017년 판에 따르면 2016년 전체 범죄자 수는 약 2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8300여 명이다.
전체 범죄자의 약 0.4%만 정신질환자인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수의 정신질환자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범죄동기가 질환에 따른 것은 지속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지역사회의 관리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진주 아파트 사건 방화범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오랜 무직생활을 하며 홀로 거주해와 사회적 고립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조현병학회는 적절한 보살핌과 치료로 조현병 환자의 공격성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조현병 환자 관련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학회는 "자칫 평생을 질환에 압도돼 살아가야 하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책임을 가족에게만 전가할 수 없다"며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고 돕기 위해서는 국가적 관심과 재정확대뿐 아니라 정신건강복지법의 재개정이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한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는 "치료를 받는 조현병 환자들은 타인에게 위협을 주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조현병 당사자들은 타인이 아닌 가족"이라며 사회적 분위기 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