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섭 본지 칼럼리스트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예비후보 경선과 후보공천, 그리고 선거와 투표 및 개표에 이르기까지 한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선거사상 유례없이 많은 후보와 투표는 물론 그 어느 선거 보다 이슈가 많았다.
언론법 날치기 통과와 세종시 원안 수정,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MB정부의 중간 평가와 견제론과 안정론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행사와 맞물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혼전 양상이던 선거가 지난 3.26일 밤 46명의 생명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하면서 선거는 점차 북풍에 의한 안보선거로 변질되어 천안함과 함께 침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북풍 발 안보상황은 국민들은 이미 투표도 하기 전 이번 선거에 대한 결과를 놓고 멜로드라마를 보듯 그저 그런 결론이 아니겠냐고 인식했다. 메이저 언론도 여론조사 기관의 각종 조사 결과를 앞 다퉈 보도하면서 선거 결과를 더욱 각인시켜 주었다.
모두가 그렇게 체념 아닌 체념으로 선거를 주목했다. 그러나 투표일을 목전에 두고 접전 지역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투표결과 국민의 선택이 나라를 온통 전율케 했다. 국민도 정치권도 국민의 선택에 놀라움과 함께 경악했다. 이 위대한 선택은 국민의 승리였다.
이 위대한 국민은 교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을 배반하면 하늘이 버린다. 정치권은 민심을 읽지 못했다. 국민은 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선택한 것이다. 헌법1조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마저 망각한 아니 애써 외면한 정치권에 대한 일대 국민의 혁명이었다.
정치인은 국민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앞으로도 국민의 뜻을 져버린 정치는 결코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야당은 이번 선거를 아전인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과연 승자로서의 자격이 있나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국민은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 여당의 실정을 심판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기반성이 없어 보인다.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주민의 공복이 되겠다던 약속을 잊지 말고 주민의 편에 서서 주민의 눈과 귀가 되어 주민을 주인으로 섬길 줄 알아야 한다. 시작은 반이다. 시작도 하기 전 주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승리에 도취되어 논공행상(論功行賞)으로 전리품 나누기에 급급한 모습은 가히 좋지 않아 보인다.
이제라도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만이 민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