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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별 기획] 국내 주거빈곤 아동 130만시대, 건강한 아동 성장 위협

  • 등록 2015.05.13 17:53:35

 

[영등포신문=김경진 기자=김슬기 객원기자] 영등포구 주택가의 한 지하.

다세대 주택을 쪽방으로 개조해 조선족 가구 등 4~5가구가 좁은 공간에 모여 거주하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19살 영훈(가명)이는 3평도 채 안 되는 방 한 칸에서 엄마와 단 둘이 지내고 있다.

이는 2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6.1평에 절반도 안 되는 공간이다. 대다수의 빈곤가구가 그러하듯 주거비가 싼 곳을 찾아 반지하인 현재 집에 정착하게 됐다.

매년 키와 몸이 자라는 탓에 점점 좁게 느껴지는 공간에서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영훈이. 좁은 공간에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아 또래 친구들처럼 학원이나 독서실에 다니고 싶지만, 어려운 형편에 엄마에게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엄마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영훈이 엄마는 해도 들어오지 않는 방 안에서 하루 종일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이 안쓰럽죠. 요새는 지하 습기 탓인지 아이의 비염이 더 심해졌어요라며 눈물을 보인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들을 걱정하는 영훈이 엄마도 전 남편으로부터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아픈 기억과 우울증으로 근로가 어려운 상태다.

영훈이네는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정부에서 일정 정도의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월 지원 금액은 70만원에 불과하다.

적은 금액 탓에 월세를 내고 두 식구가 생활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집으로의 이사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도 들어오지 않는, 어둡고 변변한 화장실도 없는 공간이지만 영훈이에게는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이 공간이 소중하기만하다.


저도 제 개인 공부방을 갖는 게 꿈이죠. 언젠가는 엄마와 함께 공부방, 화장실이 있는 따뜻한 집에서 살게 되는 날을 꿈꾸며 공부하고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꿈과 희망을 놓지 않는 영훈이, 오늘도 지하 단칸방 곰팡이 가득한 방 안에서 대학입학의 꿈을 키우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국내 주거 빈곤 아동 130만 시대, 열악한 주거 속 아동의 건강한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

영훈이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국내 주거빈곤 아동은 129만 명(2011년 기준). 이는 국내 아동 10명 중 1명에 달한다.

그중 영훈이네와 같은 빈곤가정 중 지하에 거주하는 아동은 23만 명으로, 빈곤가정 아동의 대다수가 건강을 위협받거나 열악한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좁고 볕도 잘 들지 않는 주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학습 환경의 부재와 건강상 문제를 꼽을 수 있다.

2013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열악한 주거환경은 알레르기, 천식, 암 등 신체건강을 위협하고 우울증 등 정신건강을 유발하며, 안전 및 학업 성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장애가 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열악한 주거 환경뿐만 아니라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난한 가구일수록 더 많은 주거비를 지출한다는 점이다.

보증금이나 전세금 마련이 어려운 빈곤 가구가 비용이 낮은 집에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듯 보이지만, 가난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주거비를 지출하고 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 주거문제가 빈곤을 더 심화시키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영훈이네와 같은 한 부모 가정의 경우 일반가구에 비해 전세 대신 월세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다.

더군다나 월세마저 제대로 내지 못하는 집들은 점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비닐하우스나 쪽방, 반 지하 같은 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가슴 아픈 것은 주거는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필수조건 중 하나다.

영훈이를 비롯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안정적인 주거 마련을 위한 영등포구민의 많은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영훈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안락한 주거 마련에 도움을 주고 싶은 분이나 교육비를 지원하고 싶은 분은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02-845-5331)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영등포신문=김경진 기자>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영등포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나눔캠페인을 통해 영등포구 내 경제적 지원이나 의료비 마련이 시급한 가정에 대해 지원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워가는 인재양성 사례를 계속 발굴·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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