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김복생 여사님께
하늘의 빈터에서 어머니의 눈물을 닮은 여름비가 내립니다.
흐르는 시간은 강물과 같아서 때론 빠르게 흐르기도 때론 천천히 흐르기도 하지요. 지금은 왜 이리도 빨리 흘러만 가는지요.
요즈음 아버지,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두 분의 건강이 늘 걱정이 된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야 해요.
나의 자랑스러운 어머니, 아버지!
전 행운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 것 같아요.
왜냐면 어머니의 딸로 태어났으니까요.
만약 또다시 여자로 딸로 태어난다면 꼬옥 나의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항상 따뜻하고 인자하신 어머니. 저에게 항상 힘이 되어 주시는 어머니를 떠올릴 때면 아무리 힘든 일도 다 견딜 수 있었습니다. 무던히 속도 많이 썩혀 드렸는데 죄송해요.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보답할게요. 忍苦의 끝에 좋은 열매가 맺을 거라고 늘 말씀해 주셨죠. 저도 믿는답니다.
미남이시고, 지적인 우리 아버지!
항상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자랑스러웠어요. 내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아버지처럼 근사하고 멋진 분은 아마 없을 거랍니다. 아버지! 사랑해요. 저도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한 가지 청이 있는데 꼭 들어주실 거죠. 어머니께 좀 잘 해 주세요. 뭐니 뭐니 해도 아버지께서는 어머니만한 분이 어디 있겠어요.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며 여생을 알콩달콩 사랑하며 사셨으면 좋겠어요. 꼭 그렇게 해 주실 거죠. 믿어 봅니다.
지나가다 좋은 옷만 봐도 어머니 입혀 드리고 싶고, 맛있는 음식만 먹어도 어머니 모셔다가 드시게 하고 싶어요. 우리 어머니 유럽 성지순례도 보내드려야 하는데….
항상 백합 같으신 울 어므이.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야 해요.
사랑하는 내 어머니. 사랑합니다.
서울에서 막내딸 올림
2015년 7월 이른 아침에.
시인 조서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 대학원 주임교수(현)
국가상훈인물대사전 등재
거창국제연극제 홍보대사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1994년 월간 「순수문학」신인상 등 수상
2011년 시집 “소금꽃 피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