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벚꽃 길
홍금자 시인
꽃의 살빛
찬찬히 들여다 본다
봄비에
촉촉이 몸을 적시며
뒤채는 저 유혹
어느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
어깨 스치는 이 마다
가슴 열어 서로에게
스며드는 이 길
여기선 누구나
오래된 친구가 된다
태반을 열어
꽃송이마다
터져 나오는 환희
꽃의 발화점이다
세상에서 힘든 일
한 줌씩 덜어내며
너의 연분홍빛 속살에
입술을 댄다
촉수 높여 너를
껴안아 본다
이 봄도
몇 생을 함께 걸어온 듯
여의도 벚꽃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