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신길동 893일대 ‘메낙골공원’이 1940년 일제 강점기부터 공원으로 지정된 것을 신길동 지역주민들은 대체로 알고 있다.
그런데, 김민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을)은 2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초선의원 시절(1996년~2000년) 조순 시장과 함께 공원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의원 본인이 메낙골공원을 지정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월 10일에도 신길동 해군호텔에서 지역주민 2,000여 명을 모아 의정보고회를 하면서 “일제 때 아무 지정이 없었던 것을 제가 초선 때 조순 서울시장과 고시하여 공원으로 지정했다”고 했다.
이는 허구이고, 사실이 아니다.
필자는 서울시의회 의원으로서 지역의 오랜 현안인 메낙골공원에 대한 주민들의 오해와 혼선을 막기 위해 ‘김민석 의원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알리는 반박문을 게재한 바 있다.(2024.03.11. 영등포 지역언론 참조)
한편, 이 사건과 상관이 없는 양송이 구의원이 재반박문을 기고했다.
그동안 김민석 의원이야말로 “메낙골공원 지정을 본인이 조순 시장과 함께했다”며 지역주민 2,000명 의정보고회, 기자회견, 유튜브 방송에서 열변을 토하지 않았던가?
이제 와서 슬그머니 구의원 뒤로 숨는 것인가?
양송이 구의원도 일제 강점기에 비로소 도입된 우리나라 근대 법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틀린 주장을 하고 있다.
재반박문의 내용을 보면 “메낙골공원을 조선총독부가 지정한 것은 엄밀히 말하면 대한민국 정부가 지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메낙골공원은 ‘조선시가지계획령’에 따라 1940년 3월 12일 총독부 고시로 최초 결정됐다.
1934년 제정된 ‘조선시가지계획령’은 해방 이후 1962년 도시계획법이 제정될 때까지 약 30년간 작동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도시계획법이다.
또한, 1962년 최초 제정된 도시계획법 부칙에서 ‘종전 조선시가지계획령에 의한 처분은 본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본법의 규정에 의해 행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에 따라 총독부고시 제208호(1940.03.12.)에 의거 공원으로 지정된 메낙골공원 결정 고시는 유효한 것이다.
도시계획시설 중 공원으로 지정되면 시설의 기능 발휘를 위하여 중요 세부시설에 대한 조성계획을 수립해 결정해야 한다.
공원조성계획에 따라 수목, 운동시설, 산책로, 관리사무소 등이 정해진다.
김민석 의원이 태어나기도 전인 1940년에 메낙골공원이 지정됐고, 1998년에 결정된 공원조성계획은 아래와 같다.
(참고자료 : 메낙골공원 조성계획 결정고시 및 조성계획도, 1998.04.11.)
김민석 의원은 또 기자회견에서 “국방부 및 해병대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성남의 군호텔을 해병대회관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유도했다”고 했다.
국회회의록 빅데이터에서 ‘메낙골공원’ 또는 ‘해병대회관’을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김민석 의원의 국회발언(총 4,684회)중 한 번도 기록이 없다.
김민석 의원이 국방부 및 해병대 관계자들과 면담한 기록이 있다면 밝히기 바란다.
김민석 의원은 ‘본인이 공원지정을 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주민을 오도한 것에 대해 지면을 통해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