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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두 개의 광고 속에 내비친 우리의 세태

  • 등록 2013.10.08 09:23:08



글로벌 리더십연구소 소장

정치학 박사 이 경 수

어느 날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 경기도 교육청의 광고가 들려왔다.

내용인 즉 “어느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요? 하고 물었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물이 됩니다.” 라고 답하였지만 “한 학생만이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됩니다.”라고 답하였다고 하면서 “정답찾기 만을 요구하는 교육에 길들여진 세대에 이러한 발상이야 말로 경기도 교육이 지향하는 창의교육이 아닐까요?”라는 내용이었다.

모 전혀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다. 때로는 엉뚱하고 기묘한 역발상이 인류 역사를 이끌어온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으니까 말이다. 뉴튼이 사과나무 밑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사과가 익었으니 무거워서 떨어졌겠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구에서 끌어당기는 힘의 작용 즉 만유인력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라이트 형제는 인간에게도 새처럼 날개가 있다면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발상에서 인류 최초로 비행기를 만들었다. 이처럼 엉뚱하고 역발상적인 아이디어가 인류의 문명을 진일보 시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의 광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교묘한 비틀기가 숨겨져 있다.

우선 얼음이 녹으면 당연히 물이 되는 것이지 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겨우내 얼었던 눈과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올 수는 있다는 상상력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얼음이 녹아 봄이 되는 것은 인과관계가 아니다.

두 번째는 기존의 교육을 정답찾기에 길들여진 교육이라고 폄훼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의 목표는 당연히 정답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이다. 정답이란 곧 진리를 말하며, 정답찾기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리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옳고 그름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창의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답찾기를 무시한 가운데 창의성 교육 운운 하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이런 차원에서 TV에서 방영하는 SK 이노베이션 광고야 말로 우리가 원하는 창의성 교육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이 광고에서는 “자원이 없으면 자원 강국이 안되는 건가요?, 석유가 나오지 않으면 석유 수출국이 안되는 건가요?”라고 묻고 있다. 즉 주어진 환경에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진정한 이노베이션(개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하면 해외 자원을 개발하고 석유가 나오지 않아도 원유를 수입해다 가공하여 수출하면 곧 자원강국이요 석유 수출국이 될 수 있다라는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진정한 창의성에서 나온 발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도 자원강국이 되거나 석유 수출국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자원 개발과 원유 확보가 있어야 한다는 정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답과 정도를 무시하는 세태의 확산이다. UN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 지수가 세계 20위로 평가되어 있다. 민주주의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순위가 21위로 되어 있으니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단계는 매우 성숙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민주주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원전사고로 인해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지금도 방사능 오염수를 흘리고 있어도 어느 일본국민이 정부의 수습대책을 믿고 기다릴 뿐이지 의회나 일본왕궁 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렸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늘 일본을 비판하는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파출소에서 난동을 피우고 폴리스 라인을 벗어나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해도 공권력은 아무 대처도 하지 못한다. 그들은 더 이상 권위주의 시대에나 인정해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흔히 말하는 갑중의 갑인데도 말이다.

민주주의는 곧 책임과 의무를 진다는 것인데 그 어느 집단도 책임과 의무라는 정답을 무시한 채 권리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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