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6 (화)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종합

[이경수 칼럼] 천민(賤民) 자본주의의 추악한 그늘

  • 등록 2015.08.07 09:43:59

롯데 그룹의 가족간 내분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형제간 주도권 싸움에서 이제는 온 가족이 다 나서서 누가 옳으니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이 정상이니 아니니 신회장의 뜻은 누구에게 있으니 하는 집안 싸움이 완전 진흙탕 속에서의 이전투구 그대로이다. 돈과 권력 앞에서는 부모도 형제도 없다는게 역사의 진리처럼 내려오고 있지만,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아니 저들이 이 만큼 성장한 것이 누구 덕인데 저들끼리 저 난리를 치나 하는 생각에 울화가 치민다.

자본주의가 발생한지 벌써 500년 가까이 된다.

자본주의는 16c 영국에서 중세 장원제 경제가 해체되면서 발생하였는데, 1차산업인 농업보다 2차 산업인 공업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인식에서 농토가 양모산업의 원천이 되는 목초지로 바뀌게 되고, 이로 인해 농토에서 쫒겨난 농민들이 도시 근로자로 전락하게 되는 소위 임노동 관계가 발생하면서 자본주의가 탄생하게 된다.

그렇게 발생한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발전에 저해가 되는 절대주의 군주제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영국에서의 시민혁명과 프랑스 대혁명,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었고, 그 결과 개인의 자유를 확장 시키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받기 위해서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완성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를 위해 아낌없이 피를 흘렸고, 그 결과로 자본주의가 발전하게 된 것을 잘 아는 자본가들은 자본주의 제도 속에서 돈의 노예가 아닌 사회적 책무를 깊이 인식하여 소위 가진자들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쥬 실천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게 되었다. 일례로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금기시 되는 대학 기여금 입학제가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는 당연시 되는데, 그 이유는 부자들이 아낌없이 대학에 기부를 하여 학문 발전에 기여를 하였기 때문에 그 자손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기여입학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학자들마다 견해가 조금씩 다르지만, 많은 분들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건국된 시기로 보고 있다. 특히 5.16이후 박정희 정부에서 시행한 경제개발 정책에 힘입어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특혜와 노동자 농민들의 희생 속에서 재벌들이 탄생하고 성장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국산품 애용이라는 민초들의 무조건적인 애국심에 힘입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결과가 오늘의 재벌 그룹들이다.

재일 동포 기업으로서 처음 우리나라에 발을 들인 롯데의 경우 박정희 정부는 생산재에 투자를 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롯데는 생산재보다는 껌과 사탕같은 소비재 생산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그리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도 롯데는 호텔이나 면세점 같이 손 안대고 코푸는 사업에만 공을 들였지 무슨 철강이나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했다는 증거는 없지 않은가.

정부는 비록 롯데가 소비재와 서비스업 위주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어 불만은 많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잠실에 100층짜리 건물의 건축허가도 내주었다는 것은 오로지 일자리 창출이라도 많이 해달라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였다.

그런데 그들이 이제와서 정부의 기대에 대한 배신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들마저 실망과 배신의 감정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무슨 계열사가 60여개가 된다는데 그 모든 계열사가 순수 자본 투자가 아닌 순환출자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불과 5% 미만의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좌지우지하니 이야말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모든게 자본주의의 올바른 정신과 기업의 발전과정에서의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희생이 뒷받침 되었다는 것을 망각한채, 오로지 돈의 노예가 되고 권력만을 쫒는 천민자본주의의 그늘에 안주한 결과물이다. 이런 기업이라면 당장 국민의 이름으로 해체됨이 옳지 않겠나?    




가장많이 본기사

더보기